겨레의 가슴에 묻으리니
-심미선, 신효순 사망사건 1주기에 부쳐-
주인 잃은 단군의 땅아!
힘없어 허청거리는
배달나라 겨레붙이야!
지난해 유월
붉은 함성 뜨겁던 날에
개망초 꽃 흐드러진 길
가고 오지 않는 우리 두 딸을 위해
손을 가려 촛불을 켜자.
덜커덩 덜컹 터덜터덜
오천 년을 굴러온 수레바퀴
어느 때 어느 날에
이런 소릴 들었더냐
민족의 살점이 으깨어지는 소리
겨레의 뼈마디가 바스러지는 소리
힘 있는 네놈들은 무죄
힘없는 우리 두 딸은 유죄
오랑캐 굴욕의 시대에도
삼십육 년 치욕의 세월에도
우리들의 한없는 비굴함에
우리들의 끝없는 나약함에
가슴 치며 통곡하기는 했어도
이 땅에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서럽고 한스러워
피눈물을 흘린 적 단 한번도 없었더라.
미선아! 효순아!
꽃다운 우리 딸들아!
너희들을 내 가슴에 묻으리니
아니, 칠천만 겨레의 가슴에
고이고이 묻으리니
이 땅에 살아 호흡하는 자 남아 있는 한
민족 자주의 이름으로
영원히 영원히 살아 숨쉬거라.
-문인방에서 소설가 구경욱-
Qui A Tue Grand Maman - Michel polnare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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