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겨레의 가슴에 묻으리니

소설가 구경욱 2008. 8. 28. 15:49

 


 

겨레의 가슴에 묻으리니


 

    -심미선, 신효순 사망사건 1주기에 부쳐-


 

주인 잃은 단군의 땅아!

힘없어 허청거리는

배달나라 겨레붙이야!

지난해 유월

붉은 함성 뜨겁던 날에

개망초 꽃 흐드러진 길

가고 오지 않는 우리 두 딸을 위해

손을 가려 촛불을 켜자.

 


덜커덩 덜컹 터덜터덜

오천 년을 굴러온 수레바퀴

어느 때 어느 날에

이런 소릴 들었더냐

민족의 살점이 으깨어지는 소리

겨레의 뼈마디가 바스러지는 소리

힘 있는 네놈들은 무죄

힘없는 우리 두 딸은 유죄


 

오랑캐 굴욕의 시대에도

삼십육 년 치욕의 세월에도

우리들의 한없는 비굴함에

우리들의 끝없는 나약함에

가슴 치며 통곡하기는 했어도

이 땅에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서럽고 한스러워

피눈물을 흘린 적 단 한번도 없었더라.

 

 

미선아! 효순아!

꽃다운 우리 딸들아!

너희들을 내 가슴에 묻으리니

아니, 칠천만 겨레의 가슴에

고이고이 묻으리니

이 땅에 살아 호흡하는 자 남아 있는 한

민족 자주의 이름으로

영원히 영원히 살아 숨쉬거라.

 

 


         -문인방에서 소설가 구경욱-


 

 

  

    Qui A Tue Grand Maman - Michel polnareff 

 



  • 소설가 구경욱

     

    1962. 4. 3(음)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