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자연 이야기]/***한실의 동물

까치들의 군무

소설가 구경욱 2010. 1. 13. 19:21

까치들의 군무

 

기상청 알기를 개떡으로 알았을까요?

아니면 슈퍼컴퓨터를 호구로 봤을까요?

아무튼 대설경보를 진종일 비웃고 다니던 구름이 물러가기에

태양 장엄히 침몰하는 광경 잔뜩 기대하면서

해거름에 맞춰 안산에 올랐지요.

.

헌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윤무하던구름은

어느새 총총걸음으로 사라져 버리고

대신 서산을 넘는 강렬한 햇살만 동공을 쪼아옵니다.

 

 에혀~~~ 텃군...ㅠㅠ

 

 

 

 

 

 

 

 

 

거, 참...

급 실망하여 터덜터덜 산을 내려 오는데

기이한 현상이 눈에 들어 옵니다.

박상굴 뒷산 상수리나무 숲으로

온동네 까치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날아오더니

삽시간에 250~300마리나 모였네요.

이렇게 많은 수가 한 자리에 모인 건 처음 봤답니다.

 

아니, 이 게 대체 뭔 일이랴...???

오나 가나 세종시 수정안 때문에 민심이 아주 더럽더니만

얘들이 촛불 들고 궐기대회라도 하려는 겐가...???

 

 

 

 

 

 

 

 

 

 

이렇게 모여든 까치들이 잠시 앉아 숨을 고르더니

좌장격인 까치 한 마리가 벼란간 하늘로 날아오르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그 뒤를 따라

십여 분 간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마치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 떼처럼요.

 

 

 

 

 

정말 처음 보는 진귀한 광경이이었답니다.

헌데 마치 울부짖는 듯한 까치 소리에

쳐다보고 있는 놈 기분은 아주 묘합니다.

 

과연 이 현상은 뭘까요?

이반된 민심의 반영일까요...???

아니면...???

 

에이, 설마...

하여튼 길조인 까치 떼가 한 자리에 모여

멋진 군무를 펼쳤으니 좋은 징조겠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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