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한실마을 어르신들의 울력 - 문산면 은곡리

소설가 구경욱 2010. 7. 19. 14:23

한실마을 어르신들의 울력

 

(울력이란,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하는 일을 말한다.)

 

엇그제 장맛비로

마을 회관 앞 도로 배수가

떠내려온 토사에 막혀 물이 넘었지요.

그러니 이곳을 지나는 많은 차량들이

불편을 느꼈을 건 불을 보 듯 뻔합니다.

 

헌데 이런 아슬아슬한 풍경

우리 한실 어르신들은 두 눈 뜨고 그냥 못 지나치십니다..

대충 행정기관에 전화하여 민원처리해도 될 일이지만,

"이런 것까지 언제 관에서 해결주길 바라느냐." 하시며

너, 나 할 것 없이 두팔에 두 다리 걷어붙이고

  배수로에 들어가 삽질을 하십니다.

 

 

 

 

 

땅볕에 비 오듯 흐르는 땀 훔치며

배수로 정리를 하고 나니 일이 보통 복잡해진 게 아닙니다.

도로로 걷어올린 토사가

5톤 트럭으로 1대 분량이 넘었거든요.

평생을 해 오던 삽질이야 여럿이 모여 어려운 줄 모르고 하셨지만

이 많은 토사 버릴 곳이 마땅치 않으니

보통 난감한 게 아닙니다.

 

이쯤 되면 어쩔 수 없지요.

결국 관할 문산면사무소에 전화를 해

협조를 그할 수밖에~~~ ㅎ

 

전화하기가 무섭게

문산면 관계자 두 분이 뛰어 오셨서 혀를 끌끌 차십니다.

토사의 양도 양이지만

갑작스런 일에 장비를 구할 수 없으니 그렇겠지요.ㅜㅜ

하지만 여기 저기에 협조를 구한 끝에

곧 치워주기로 합니다.

 

 

참 대단한 한실마을 어르신들이지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여튼 땀 범벅에 쓴맛 입에 물고 일 마친 뒤,

쓰르라미 우는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마시는 대포 한 잔...

꿀맛이 제 아무리 달콤한들

어찌 이보다 더 달콤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