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오두막을 지으렵니다 ♡♡

소설가 구경욱 2017. 5. 28. 15:57


♡♡오두막을 지으렵니다 ♡♡


향기로운 바람이 가득한

솔밭 사이에 터를 닦고

예쁜 집을 지을 거예요

아궁이가 있는 부엌에 방 한 칸

방문 앞에는 외쪽 널 마루가 있는

아주 작은 집이랍니다.


울타리는 붉은 찔레로 엮고

울밑엔 돌을 놓아 만든 꽃밭에

들국화며 할미꽃을 심고

싸릿대 찌어다 만든 사립문 옆엔

봉숭아와 채송화 씨앗도

욕심껏 뿌릴 거예요.


뒤란엔 바위틈을 넓혀

조롱박을 아이 종이배처럼 띄운

옹달샘을 만들고

넘치는 물 연못으로 흘러들어

수련이 수를 놓은 사이로 

버들붕어 헤엄치는 모습도 볼렵니다.


된장이 익어 갈 장독대 언저리

머위며 취나물이 차지하게 하고

산골 마을이 내려다 보일 앞뜰엔

알이 굵은 감나무를 심어

가을이면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린

넉넉한 풍경도 만들 거예요.


그래서 햇살 고운 아침 한나절

괴목 탁자에 국화차를 올려 놓고

좋은 임과 마주할 원두막과

바람이 밀어주는 아이 그네 하나 만들면

나는 이 세상 다 얻은 것보다

 아마도 더 행복할 것이랍니다.


-한실문인방에서 구경욱-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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