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 달밤에 **

소설가 구경욱 2017. 7. 2. 07:39



 




** 달밤에 **



똘망똘망 조막만 한 아이가

구름하고 놀고 있는 둥근 달 바라보며

할아버지한테 물었어요.

달이 저렇게 밝은데

왜, 우리 엄만 얼른 자라고 하시나요?

무거운 눈꺼플 할아버지가

둥근 달 쳐다보며 대답했어요.

아가야, 보름달이 아무리 밝아도

분명 밤은 밤이란다.


초롱초롱 조막만 한 아이가

먼산에 부엉이 울음 귀기울이며

할아버지한테 또 물었어요.

부엉이는 밤인데도

왜, 안자고 저렇게 울고 있나요?

부채질로 졸음 쫒던 할아버지가

부엉이 소리 귀기울이며 대답했어요.

아가야, 부엉인 엄마 말씀 안 들어서

벌 받고 있는 거란다.


말똥말똥 조막만 한 아이는

달밤 깊은 줄 모르고

반딧불이도 엄마 말씀 안 듣는

말썽꾸러긴가요?

풀벌레도 벌 받느라 울고 있나요?

쉬지 않고 묻고 또 물었어요

할아버지도 긴 하품으로 초저녘잠 쫒으며

아가야, 우리 아가야

대답하고 또 대답해 주었어요.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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