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우정의 꽃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9. 16. 14:52


 




  • 우정의 꽃 / 구경욱

    가을 문턱 넘어 선
    궂은 날씨의
    철 지난 연밭에도
    꽃은 활짝 피어나더라.

    살벌한 세상 속으로
    졸업장 나누어 들고
    뿔뿔히 훝어진지
    어언 사십여 년.

    누군가 잔듸 위에
    공 하나 슬쩍 던져놓았을 뿐인데
    금세 코흘리게 적으로
    되돌아 간 중년의 친구들.

    그리곤 철 지난 연밭에
    흩날리는 웃음 소리.
    돌아가고픈 그 시절을 부르는
    무슨 주문같이 뿌리는
    해맑은 웃음 소리.

    4월 소녀의 눈망울처럼 예쁘지도
    한여름 여인의 치맛자락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그렇게 철지난 연밭엔
    우정이란 이름의 웃음꽃 활짝 피어나
    가슴 사뭇 설레이더라.



  • -2018. 9. 15. 성암초 5회 동창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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