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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부모님이 세 분이다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09. 3. 13. 21:42




  • 난 부모님이 세 분이다 / 구경욱

    난 부모님이 세 분이다.
    귀한 유전자 물려주신 아버지에
    넓은 세상 보여주신 작은엄니
    애오라지 벅찬 사랑으로 키워주신 큰엄니
    난 부모님이 그렇게 세 분이다.

    사나운 팔자 큰엄니는
    달랑 누님 하나 낳으시고
    이질 앓으신 뒤 불임이 되셨단다.
    후손 없는 혈친족에 양자 됐던 아버지는
    새 장가 들어 사남매를 더 보셨단다.

    난 바보인가보다.
    우리 엄니 둘인데도
    열 살 넘도록 누가 낳았는지 몰랐으니.
    아니, 왜 우리 엄니 둘이더냐
    궁금해 하거나 따져 묻지도 않았으니.

    눈도 분명 멀었나보다.
    한 지붕 아래 젊은 부모 세 분이서
    복잡한 관계 두고 얼굴 붉히시는 걸
    미묘한 상황에 눈시울 붉히시는 걸
    단 한 번도 본 적 없이 자랐으니.

    난 부모님이 세 분이다.
    숱한 세월 오직 하나 내리사랑
    오남매 뒤치다꺼리 뼈 다 삭은 아버지에
    끝내 썩은 속 내색치 않고 가신 큰엄니
    여든 넘어 막내 며느리 손에 혼인 신고 된 작은엄니.

    아무튼 난 부모님이 그렇게 세 분이다.



     

     ▼ 아버지 구병채 님.

     

     

    ▼ 작은엄니 김일용 님.

     

    ▼ 큰엄니 신동정 님. 

     

    ▼아버지와 두 분의 어머니..

     

     


    • 구경욱

       

    • 소설가

    •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