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가을 독백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11. 16. 06:51

 



가을 독백 / 구경욱



모질고도 질긴 일상

밥줄에 묶여

벌 쐰듯 허둥대는 사이

깊고도 깊게 깊어버린 가을


문득 바쁜 걸음 멈춰선 길

초등학교 운동회 때 만국기처럼 나부끼는

한실로 가는 길 빛 고운 은행잎은

잊지 못할 추억의 얼굴


아, 어쩌면 좋으랴

입술 깨물어도
참을 수 없는 고통처럼 터져 나오는

그리운 너의 이름


심연에 빠진 이 가을

차마 지우지 못해

가슴 깊은 곳에서 비어져 나오는 너의 이름

아름다운 고독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