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8. 27. 10:13
아무도 모르게 / 구경욱
서울행 열차를 탔다.
참 이상하게도
웃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기차 안에선 웃으면 안 되는가보다.
지하철로 갈아 탔다.
표정 없는 사람들만 있을 뿐
역시 웃는 사람이 없다.
여기에서도 웃으면 안 되는가보다.
대학로를 걸었다.
손을 맞잡은 젊은 연인들조차도
절대 웃을 것 같지 않다.
이곳도 웃음 금지 구역인가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창 밖
달님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나도 달님 따라 피식 웃었다.
아무도 모르게 슬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