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경욱
2009. 9. 19. 09:37
부소산
백제 망국의 한 차갑게 서린 부소산.
세월은 어느 틈에 천삼백여 년
내 할아버지의 그 할아버지
내 할머니 그 할머니의 뜨거운 피
바람결에 처절히 흩뿌려지던 미망의 땅.
그토록 가슴 시린 바람길을 걸으면서도
파들거리기는커녕 메마른 목젖
머릿끝 한 점 전율조차 스치지 않는 난데
승자가 비틀어 놓은 역사일 터
감히 무슨 말 어찌 할 수 있을까...
- 2009,9,10. 부소산 바람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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