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아름다운 이웃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9. 3. 15:13

 




아름다운 이웃 / 구경욱



아기 울음소리 끊긴지 스물너덧

지천명에 들어선 이가 막내인 우리 동네에

봄볕처럼 가슴 따뜻하고

가을 하늘처럼 높고 너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웃으로 들어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발 벗은 평상복 차림의 산책길에

흉허물 없이 찾아들어

속내 모를 이야기 밤늦도록 늘어놓아도

뒤탈 없이 들어주는 사람

뒷모습이 더없이 아름다운 그런 이웃이면 좋겠다.


땀내 나는 작업복 차림에 찾아가

감자수제비에 풋고추며 농주 청해 들고

툇마루에 쓰러져 코를 곯아도

전혀 흉을 잡지 않는 사람

너그러움이 달님처럼 빛나는 그런 이웃이면 좋겠다.


텃밭에 심어 놓은 상추랑 호박

니 것 내 것 없이 넉넉히 나눌 줄 알고

기쁨은 한껏 보태어 웃어 줄줄도

슬픔은 욕심껏 덜어서 울어 줄줄도 아는 사람

잔정이 술잔처럼 넘치는 그런 이웃이면 좋겠다.


고령화 마을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촌보리동지들만 모여 사는 우리 동네

어느 날 반갑게 이사 올 사람 좋은 누군가에게

이런 아름다운 이웃이 나였으면

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참 좋겠다.




* 촌보리동지 - 별로 흠잡을 데 없이 무던하게 생긴 촌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