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우산과 양산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0. 7. 27. 20:34
우산과 양산
어제처럼 궂은비 내리는 날
아내와 함께 길을 걸어갈 때면
나는 우산 하나 펼쳐
아내의 머리 위로 바쳐듭니다.
하지만 내 우산은
아내의 가슴 속 눅눅히 내리는 빗물까지
막아 줄 순 없나봅니다.
오늘처럼 햇살 따가운 날
아내와 함께 길을 걸어갈 때면
아내는 양산 하나 펼쳐
내 머리 위로 바쳐줍니다.
하지만 아내의 양산은
내 가슴 속 까맣게 태우는 땡볕까지
막아 줄 순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또 다시
차가운 비 오는 날에
아내의 머리 위로 펼쳐 들
튼튼한 우산 하나 미리 준비합니다.
그러하긴 아내도 매한가지여서
땡볕에 지친 나를 위해
예쁜 양산 하나 미리 챙겨놓습니다.
- 2010.7.27. 한실 문인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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