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우산과 양산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0. 7. 27. 20:34

 

 

 

우산과 양산

 

 

어제처럼 궂은비 내리는 날

아내와 함께 길을 걸어갈 때면

나는 우산 하나 펼쳐

아내의 머리 위로 바쳐듭니다.

하지만 내 우산은 

 아내의 가슴 속 눅눅히 내리는 빗물까지

막아 줄 순 없나봅니다.

 

오늘처럼 햇살 따가운 날

아내와 함께 길을 걸어갈 때면

아내는 양산 하나 펼쳐

내 머리 위로 바쳐줍니다.

하지만 아내의 양산은

 내 가슴 속 까맣게 태우는 땡볕까지

막아 줄 순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또 다시

차가운 비 오는 날에

아내의 머리 위로 펼쳐 들

튼튼한 우산 하나 미리 준비합니다.

 그러하긴 아내도 매한가지여서

땡볕에 지친 나를 위해

예쁜 양산 하나 미리 챙겨놓습니다.

 

- 2010.7.27. 한실 문인방에서-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