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 아름다운 고독 ♡♡♡
소설가 구경욱
2017. 5. 14. 08:04
♡♡♡ 아름다운 고독 ♡♡♡
빈 가슴 다 채우지도 못하고
희미해진 의식 위로
슬며시 내려놓을 술잔에
바람에 흩날린 꽃잎처럼 드리워진 것은
낯선 새벽 골목길을 따라 멀어져 가던
가냘픈 어깨에
잰걸음의 실루엣입니다.
추상의 벽에 걸린 편린(片鱗) 하나는
그 시절 연두 빛 봄날에
맺지 못할 금단의 열매
뜨겁게 출렁이던 축제가 끝이 나고
차마 같은 길 같이 가자 붙잡지 못해
끝내 내게 버림 받은 운명
첫사랑의 계집아이입니다.
시린 가슴 부여잡고
또 다른 먼 길 에돌아 왔을 계집아이
그 참았던 애증의 눈물로 잔을 채워
메마른 목젖에 툭 털어 적시는 것이
이토록 아름다운 고독이라면
나는 다시금 찾아 온 봄날을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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