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 달밤에 **
소설가 구경욱
2017. 7. 2. 07:39
** 달밤에 **
똘망똘망 조막만 한 아이가
구름하고 놀고 있는 둥근 달 바라보며
할아버지한테 물었어요.
달이 저렇게 밝은데
왜, 우리 엄만 얼른 자라고 하시나요?
무거운 눈꺼플 할아버지가
둥근 달 쳐다보며 대답했어요.
아가야, 보름달이 아무리 밝아도
분명 밤은 밤이란다.
초롱초롱 조막만 한 아이가
먼산에 부엉이 울음 귀기울이며
할아버지한테 또 물었어요.
부엉이는 밤인데도
왜, 안자고 저렇게 울고 있나요?
부채질로 졸음 쫒던 할아버지가
부엉이 소리 귀기울이며 대답했어요.
아가야, 부엉인 엄마 말씀 안 들어서
벌 받고 있는 거란다.
말똥말똥 조막만 한 아이는
달밤 깊은 줄 모르고
반딧불이도 엄마 말씀 안 듣는
말썽꾸러긴가요?
풀벌레도 벌 받느라 울고 있나요?
쉬지 않고 묻고 또 물었어요
할아버지도 긴 하품으로 초저녘잠 쫒으며
아가야, 우리 아가야
대답하고 또 대답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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