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소쩍새 우는 밤에/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7. 14. 20:26
소쩍새 우는 밤에 / 구경욱
붉은 달빛이
안개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돝고개 태봉산성 끝자락
상수리나무 숲엔
오늘밤에도 소쩍새가 울고 있지.
잠들지 못하고
자꾸만 새벽으로 가는
녀석의 애끊는 울음소린
이 땅을 지키려 초개와 같이 명줄 놓은 임
그리워 부르는 슬픈 노래지.
머언 먼 옛날 옛적
황해를 건너 와 기벌포로 상륙해
저령대로를 짓밟고
굶주린 늑대처럼 사비성으로 몰려가던
당나라 십삼만 대군이 있었지.
태봉산성 소쩍새 울음소리는
이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좌평 의직과 이만 백제 군졸들의
한 맺힌 천년 넋을 기리는
핏빛 진혼곡이지.
제발, 그날을 잊지 말아요
제발, 그들을 잊지 말아요
소쩍쩍 소쩍 소쩍
마른 목젖 찢어 부르는
피울음 진혼곡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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