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한실에서는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8. 25. 06:14




한실에서는  / 구경욱



한실에서는

온갖 혼 다 빼앗아가는

유행가 따윈 필요 없다.

바람이 현을 타는 장엄한 가락과

시냇물이 연주하는 감미로운 선율이면

그저 그만이다.

 

한실에서는

부정 부패의 악취로 도배한

신문 따윈 필요 없다.

까치가 전하는 산너머 소식과

참새가 물어오는 이웃집 얘기면

그저 그만이다.

 

다만, 문풍지도 무서워 떠는 밤

망태할아버지 전설에

이부자리에 코를 묻는 아이와

부엉이 울음 외로운 시간

산골 얘기 곱게 나눌 내 좋은 임이

오래도록 필요할 뿐이다.




한실 - 충남 서천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