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큰 나무
소설가 구경욱
2017. 9. 23. 07:25
천연기념물 제320호 - 부여주암리은행나무
큰 나무 / 구경욱
상처 받지 않고
곱게 자란 큰 나무가
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비바람에 잔가지 내주고도
손 흔들어 보낼 줄 알고,
눈보라에 짓밟혀 온몸이 뒤틀려도
사랑으로 보듬어 녹여주고,
달려드는 벌레 떼에
옷자락 다 찢겨나가는데도
끝내 싫은 표정 내색치 않은 당신.
온갖 수모와 굴욕
늘 초연히 이겨내셨기에
가슴 넓은 큰 나무 되어
우리 곁 천년을 한결같이
우뚝 서 계실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