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꽃다지와 나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5. 4. 07:00
꽃다지와 나 / 구경욱
늘 가까이 오고 가며
마주치는 길에 서있어
어느 것 한 가지인들 궁금치도 않아
무심코 지나치곤 했던 그대는
티끌이나 꺼럭처럼 그렇고 그런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였습니다.
언제나 보여 왔던
세파에 지쳐 횟배 앓는 계집아이처럼
사알짝 미간 좁힌 창백한 모습이었기에
그대 작은 가슴 고이 품고 있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지에 대해
전혀 눈치 채지 못하였답니다.
그러니 된서리 물러가던 날
푸르게 열린 눈부신 하늘
햇님 향해 힘차게 기지개 켠 그대만의 아침
고운 꿈 향기로운 꽃으로 밀어 올려
이 마음 꽁꽁 사로잡아 버릴 줄이야
어찌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