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불면의 시간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6. 23. 07:00
불면의 시간 / 구경욱
석류 속살보다 붉고
블랙커피보다 더 짙고
잉걸보다도 더 뜨거운 사랑이기에
스스로 파고 누운
무덤 속같이 되어버린
가혹한 불면의 시간.
나의 임은
생과 사의 경계에 세워진
두번 다시 나에게 허락치 않을
굳게 닫힌 거대한 석문처럼
전화조차 받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데.
자꾸만 새벽으로 가는 시간
차라리 죽음의 향기 잔뜩 밴
독뱀의 비열한 혀에
입술이라도 끈적하게 내어주면
달콤한 임 품에서처럼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으려나.
어쩌면 좋지?
어떻게 할까?
* 잉걸 :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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