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혜안(慧眼)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7. 27. 06:00
혜안(慧眼) / 구경욱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지니
그동안 젊은 패기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인다.
흔들리는 풀잎에서
바람이 보이고
바람이 몰고가는 숲에선
안개처럼 흐르는
꽃향기가 선명하다.
또한 상대가 흘리는 말에
속마음이 보이고
아주 작은 표정 변화에도
감춰진 아픔과 기쁨
온갖 게 다 보인다.
그뿐이랴.
어떤 일이나 행동에선
그 결과와 성패가
마치 뻔한 결말의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대신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니
늙어간다는 것이
결코 서러운 일만은 아닌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