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아픔도 추억이다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11. 25. 23:29



  • 아픔도 추억이다 / 구경욱


    낙엽 진 황량한 거리로

    멀어져가는 긴 실루엣이여,

    이 가을이 떠나가면서

    들려주게 될 옛 이야기 있거든

    가만히 귀기울여 보세요.


    아마도 그 이야기들은

    이 생에 다시 오지 않을

    또한, 다시 만들 수도 없을

    이제는 서글픈 이야기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이야기일 테니까요.


    총총총 멀어져가는

    늘 내 마음 속에 있던 긴 실루엣이여!

    기어이 가신다니 잘 가시어요, 잘가.

    아름답던 날의

    아름다운 나의 긴 실루엣이여.


    허나 가을 이야기가 아무리 날 슬프게 해도

    난 울지 않을 거예요.

    허무와 상심으로 성긴 이 가슴에

    마지막 남은 가을 햇살 가득 품으리니

    이 아픔도 곧 추억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