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나이를 한살 더 먹다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9. 2. 1. 16:36

 

 

 

 

 

나이를 한살 더 먹다 / 구경욱

 

섣달 그믐날

나이 한살 또 먹는다고

바보같이 우울해 하며

연거푸 술잔이나 기울이는 것은

전혀 나답지 않은 일이다.

 

낡음은 가고

새로움은 눈발처럼 쏟아질 것인데,

진부한 사고는 가고

탄생과 새로운 만남들이

밀물처럼 들이칠 것인데.

 

그동안 꿈만 꾸었던 것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

진화하는 문명의 세례와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생각들이

나를 출렁이게 만들 텐데 말이다.

 

그러니 나이 한살 더 먹는다는 것은

슬퍼할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와 세대를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사뭇 설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