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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도 아름답게 하자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9. 4. 18. 10:03





  • 이별도 아름답게 하자 / 구경욱

    인스턴트 시대인 만큼
    연인들의 이별도
    참 간편히 하는 것 같다.
    전화하지 말라며
    문자 한 통 보내면 그만이다.
    그도 아니면 아예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수신을 차단해 버린다.

    아무리 싫어졌어도
    이별은 만나서 하자.
    아무리 미워졌어도
    이별은 만나서 하자.
    오해가 있으면 풀고 가고
    인연이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거다.

    봄꽃 흐드러진
    이 봄에 만나 하는 이별이라면
    결코 슬픈 것만은 아닐 게다.
    꽃비가 내리는
    이 봄에 만나 하는 이별이라면
    아름답지 않을 이유가 없다.

    널 사랑할 수 있어 행복했노라
    말해 줄 수 있다면
    날 사랑해 줘 고마웠노라
    말해 줄 수 있다면
    이별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좋든 싫든
    평생 안고 갈 추억
    서로의 가슴 속에 가득 남겼으니
    이별도 당당히 만나
    아름답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