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춘란 백화 산채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토마토 온실 환기창을 엽니다. 어제밤 대전에 사시는 형님께서 모처럼 찾아왔거든요. 때가 봄인지라 산에 난꽃을 보러 오신 거랍니다. 형님은 전에 대전한국춘란회 회장을 역임하신 애란인입니다. 제가 요 며칠 산을 다녔단 말에 좀이 쑤셨던 모양입니다.
어제밤 미리 항공사진으로 몇 군데 점 찍어 둔 곳으로 향합니다. 산에 들어 가 보니 간벌을 해 사람이 다닐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중투와 소심이 나왔던 곳이기에 어거지로 산행을 감행합니다. 한 시간 남짓 탐색을 했을까? 변이종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도 민춘란은 실컷 구경했습니다.
장소를 옮기려고 산을 내려 오는데 고라니 한 마리가 낮잠을 자다가 인기척에 놀라 줄행낭을 칩니다. 그 바람에 깜짝 놀라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산을 내려 와 두번째 장소로 이동을 합니다. 이곳은 예전에 주금화를 채취했던 곳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C급 주금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리 좋은 품종이 아니지만 그래도 변이종이니 채취를 합니다.
같이 간 형님을 불러 가방에 담습니다. 그리곤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산행 작전을 다시 논의합니다. 형님께는 양달 쪽을 탐색하시라 합니다. 그쪽이 난초가 많은 곳입니다. 전 산 너머 응달쪽을 탐색해 앞산 봉우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합니다. 오늘 따라 웬지 느낌 응달 쪽으로 끌립니다.
산을 넘어 10분 남짓 탐색을 했을까? 멀리에서도 눈에 확 들어 오는 게 있습니니다. 한국춘란 변이종 백화입니다. 가슴이 엄청 설랩니다. 저도 실물 백화는 처음 보는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아래는 제가 산채한 한국춘란 백화입니다. 참 예쁘게 생겼네요. 주, 부판이 다소 뒤로 제껴지긴 했어도 이 정도 난초는 평생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귀한 종자입니다.
산채한 난을 들고 단숨에 산을 넘어 형님께 달려갑니다. 그리곤 자랑스럽게 백화를 내밉니다.
잠시 후,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산행 작전을 다시 세웁니다. 변이종은 나오는 곳에서 또 나오기 때문에 제가 탐색하던 곳으로 가서 그 근처를 정밀 탐색하자고 제의합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다시 돌아와 정밀 탐색을 하는데 이번엔 형님께서 또 다른 백화를 발견합니다. 제가 처음에 발견한 곳에서 20여 미터 지점입니다. 바로 요놈입니다.
제가 발견한 것보다 꽃잎이 다소 가늘지만 이 역시 장난이 아닌 종자입니다. 돈을 주고 사려면 한 주먹 있어도 못삽니다. 그만큼 귀한 종자입니다. 평생 하나 캐기도 어려운 백화를 하루에 두 개나 만나다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습니다. 입이 귀 밑까지 찢어집니다. 룰루랄라 소리도 절로 나옵니다.
백화 두 개에 주금화 하나... 대단한 산채 결과입니다.
아래는 산행중에 만난 운지버섯입니다.
아래는 영지버섯이고요.
이것은 하산하다가 만난 민들래랍니다.
짧은 산채였지만, 모처럼 명품 난도 만나 가슴이 뿌듯해서 그런지 마주치는 사물 모두가 아름답게 보이네요.
산채한 백화는 대전 형님께 키우라고 보냅니다. 훗날 잘 배양 돼 전시회장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춘란 백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라는 기원을 담아. ^&^
'[나의 이야기] > * 취미 한국 춘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명 주금화 (0) | 2024.03.03 |
---|---|
녹태소심 종자목 (0) | 2024.02.25 |
산반중투호 (0) | 2024.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