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 하나 / 구경욱
불티 하나 / 구경욱 - 첫사랑 소녀에게 - 눈웃음이 곱게 내리는 아침 햇살 같던 소녀야. 이별하지 못한 이별 시간의 고갯마루 너머로 타고난 운명 거스르지 못해 멀어져간 사연이기에 아직도 애처롭게 이어지는 끝도 없고, 끝도 모를 내 첫사랑 이야기 행여 그대는 알고 있으련가. 메마른 봄날에 잔디밭에 번지는 불꽃같이 타버린 후 작은 불티 하나 가슴 깊이 피멍처럼 남아 타는 듯 타오르지 못하고 그렇다고 꺼진 듯 끝내 꺼지지도 못한 채 숱한 세월 눈물 가득 연기만 피어올리는 이 마음 행여 그대가 짐작이나 하련가. 이제는 낡아 버려야할 다이어리 속 이름아. 발걸음도 바삐 오고 갈 일상 중에 혹여 우연찮게 마주치는 날 오거든 잠시 멈춰 어리는 눈물로 마주보다 돌아설 땐 차마 하지 못한 이별 아름답게 하고서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