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산에서 / 구경욱 천방산에서 / 구경욱 똑 뜨르르, 똑 뜨르르 야물딱지게 울려 퍼지는 소리 딱따구리 고사목에 달라붙어 한나절 구멍 파는 소리. 똑 뜨르르, 똑 뜨르르 성질 급한 놈 숨 넘어 갈 소리 스러질 듯 이어지는 암자의 노스님 한나절 목탁 치는 소리. 딱따구리 오지게 구멍을 파든 노스님 띠엄띠엄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3.19
봄비 오는 밤에 / 구경욱 봄비 오는 밤에 / 구경욱 비 온다. 바람도 사납다. 그렇다고 새봄을 재촉하며 고고히 홀로 핀 홍매화 꽃잎 몇 장 다칠지라도 걱정까지는 하지 말자. 어둠은 홀연히 물러가고 비바람 울다 지쳐 잠들면 겨우내 서러웠을 들꽃들 아우성치며 일어나 비단 폭같이 곱다란 세상 눈 앞에 펼쳐놓을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3.16
입맛 / 구경욱 입맛 / 구경욱 단맛에 빠져 막대사탕 물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달달한 커피에 반해 음악다방 즐겨 찾던 시절도 있었다. 세상살이 어디 입맛대로 꿀맛 같은 시절만 골라 살아갈 수 있으랴. 엎어지고, 잦혀지고 뒷통수 맞으며 살다보니 이제는 씀바귀며 고들빼기 쓴맛 입에 맞는 시절이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3.12
그리운 날/ 구경욱 그리운 날 / 구경욱 그리운 날엔 꽃들이 피어나더라. 그리운 날엔 햇살도 참 곱게 내리더라. 빗방울 떨어져 그립고 감미로운 바람에 그립고 또한, 흩날리는 눈발에 그리움 소복소복 쌓이고. 그러고 보니 지난 삼백 예순 다섯 날 그리워하고도 또 그리운 너.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3.09
봄날은 온다 / 구경욱 봄날은 온다 / 구경욱 아무도 찾지 않는 성황당 길에도 햇살 고운 봄날은시부저기 찾아오더라. 대처로 떠나버린 딸그마니네 집 뜨락엔 대들보가 내려앉는데도 복사꽃은 피어나더라. 기다리지 않아도 봄날은 찾아오는데, 치성 드리지 않아도 꽃은 흐드러지는데. 하물며 그토록 간절히 기..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3.06
봄의 소리 / 구경욱 봄의 소리 / 구경욱 똑똑똑 강남에서 찾아온 봄처녀 내 가슴 두드리는 소리. 톡톡톡 시냇물 위로 휘늘어진 매화가지 꽃망울 터지는 소리. 총총총 재너머 콧바람 아줌니 구둣발자욱 소리.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2.24
언제나 봄 / 구경욱 언제나 봄 / 구경욱 버들개지 흔드는 상큼한 햇살. 달빛 노니는 무논엔 개구리 울음소리. 볼살 어루만지며 속삭이다 가는 봄바람에 새삼 봄이 왔다 호들갑 떨지 않으련다. 영영 지지 않을 꽃 고운 임 찾아들어 향기롭게 머무는 내 마음 언제나 봄이었기에. 구경욱 소설가 충남 서천 출생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2.22
진눈깨비 / 구경욱 진눈깨비 / 구경욱 매화꽃 재촉하며 애잔히도 떨어지던 빗방울. 어느 틈엔가 뒤섞여 흩날리는 새하얀 눈발. 그대 그립고 그리운 내 마음 저 하늘 울린 줄 알았더니 날 그리워하는 그대 그리움이 하늘 끝에 먼저 닿았나보다. 구경욱 소설가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2.17
첫사랑 추억에게 / 구경욱 첫사랑 추억에게 / 구경욱 모닥불이여! 방과후 동무들과 둘러앉아 채 여물지 않은 청보리 구워먹을 때처럼 어설픈 불장난으로 지펴놓았던 내 마음의 모닥불이여! 성급히 꺾어놓은 생솔가지 나무가 그렇듯 연기만 자욱하게 피어오르다가 끝내 불타지 못하고 꺼져갔던 풋시절의 너였건만...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2.15
꽃향기 / 구경욱 꽃향기 / 구경욱 그대에게도 이 봄날의 산과 들 다투어 피기 시작한 저 꽃들처럼 향기가 있답니다. 꽃은 웃지 않아도 마냥 향기롭지만 그대 웃지 않으면 향기가 피어나지 않아요. 꽃은 활짝 피었을 때 가장 향기롭고 그대 사알짝 미소지었을 때 가장 향기롭지요. 그러니 꽃보다 어여쁜 그..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