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 구경욱 낮달 / 구경욱 어두운 밤 머언 길 총총걸음 길손이야 그믐 문턱에 걸린 조각달도 고맙고 또 고맙겠지만 훤한 한낮 산책길 도무지 급할 것 없고 그렇다고 바쁠 것 하나 없는 그저 한가로운 내 발길인데 저기 저 푸른 하늘 보름 문턱에 주저앉은 저 낮달은 도대체 어느 누구를 위해 저러고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12.22
달빛 소원 / 구경욱 달빛 소원 / 구경욱 쏟아지는 찬연한 금빛 한가위 둥근달의 넉넉함이 텅빈 내 가슴 속에. 달빛도 가득히 익어가는 가을 황금 들녘의 풍성함이 그대 고운 품에. 댓돌에 퍼질러 앉아 세월을 낚는 귀뚤이의 한가로움이 우리들 마음 속에. 사랑하는 이 모든 바램 그저 풍요로운 이 밤처럼만 살..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9.12
해바라기 / 구경욱 해바라기 / 구경욱 내 가슴엔 늘 임께서 계시는데, 임의 마음 언제나 먼 곳에 계시어요. 나는 늘 임만 바라보고 서있는데, 임께선 언제나 서산마루만 보고 계시어요. 내 그리움엔 비상구가 없답니다. 내 애절함엔 탈출구가 없답니다. 그러니 오직 하나 임께서 내밀어 줄 고운 손 언제까지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8.02
이름 쓰다 / 구경욱 이름 쓰다 / 구경욱 고마웠던 이름 쉽게 지워지지 않게 가슴 속에 썼다. 서운했던 이름은 나도 모르는 사이 지워지게 손바닥에 썼다. 잊어야할 그대 이름 바람 스치우는 허공에 눈물로 쓰던 날. 소설가 구경욱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6.02
아까시 나무 아래에서 / 구경욱 아까시 나무 아래에서 / 구경욱 봄날이 가던 날 밤 비바람 할퀴고 간 자리 사방팔방 코피 터지게 향기롭던 아까시 나무여.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아니, 그럼 그렇지. 그럼 그렇지. 내 가슴 어지간히 태우던 백옥 같은 얼굴 그 계집아이처럼 너도 가혹한 시간 앞엔 어쩔 수 없구나.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5.22
들장미 / 구경욱 들장미 / 구경욱 참 이쁘다. 정말 향기롭다. 헌데 너도 온통 가시투성이구나. 절대 웃을 것 같지 않은 새침한 모습 내 마음 흔들고 가버린 그 여자처럼. 소설가 구경욱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5.08
민들레 언덕에서 / 구경욱 민들레 언덕에서 / 구경욱 우쭐대지 마라. 차별하지도 마라. 우리들의 신께선 이 세상에 우월한 종자 따로 만들어 논 적 없다. 봄볕 언덕 다투어 핀 하얀 민들레도 새하얀 홀씨 노란 민들레도 결국 새하얀 홀씨 되어 날더라. 구경욱 소설가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4.27
곰인형 / 구경욱 곰인형 / 구경욱 골목 어귀 새벽으로 가는 가로등 아래 한때 누군가의 사랑 독차지했을 곰인형이 쓸쓸히 버려져 청소차를 기다리고 있다. 누구니, 널 버리고 간 그 사람. 하기는, 젊은 날에 내가 버린 여자처럼 너 역시 버려진 데에는 다 사연이 있고 버림 받은 데에는 다 까닭이 있겠지.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4.22
서쪽으로 가는 길 / 구경욱 서쪽으로 가는 길 / 구경욱 어두운 길. 달도 없고, 별도 없고 가로등조차 뜸뜸한 암울한 길. 외로운 길. 동행도 없고 마주치는 사람도 없는 쓸쓸한 길. 난 여지껏 어둠을 쫒아 서쪽으로 가면서 아직도 새벽이 머어언 밤인 줄 알았네.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4.20
이별도 아름답게 하자 / 구경욱 이별도 아름답게 하자 / 구경욱 인스턴트 시대인 만큼 연인들의 이별도 참 간편히 하는 것 같다. 전화하지 말라며 문자 한 통 보내면 그만이다. 그도 아니면 아예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수신을 차단해 버린다. 아무리 싫어졌어도 이별은 만나서 하자. 아무리 미워졌어도 이별은 만나서 하..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