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장승 하나 만들어 봤어요.^&^

소설가 구경욱 2010. 2. 11. 18:25

장승 하나 만들어 봤어요.^&^

 

엇그제까지만 해도

밤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 오는 등

봄이 성큼 다가오는 듯 했었답니다.

허나 천하의 동장군인데

이대로 그냥 만만히 물러날 턱이 없지요.

에고, 자고 나니 우리 한실 산하

하이얀 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날이 따뜻해서 눈이 내리자 마자 녹아서인지

문인방 앞 하천 물이 평소보다 많이 내려가네요.

 

 

설중매라 하더니만

한실문인방 앞 매실나무 30여 그루의 꽃망울은

이미 봄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지요.^&^

 

 

 

 

 

 

 

생각지 않은 설경에 이끌려

마을 중앙에 있는 샛종재로 올라가 동네 한 번

휘익~~~  둘러 보기로 합니다.

 

 

 

 

 

 

 

 

 

 

 

 

 

 

 

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우리 한실 산하입니다.

거기에 하얀 눈에 실비단 안개까지 피어 오르니

그 경치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산을 내려 오려는데

재작년에 간벌한 후 방치된 소나무 토막이 눈에 들어 옵니다. 

 

 

 

나뒹굴다가 썩어 없어질 소나무 토막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인방 솟대 옆에 장승을 깎아 세워보고 싶어집니다.

언젠가는 시도해 볼 장승 만들기인데...

뭐 특별한 일정도 없는데 아무튼 잘 만났네요.

까지껏 맘 먹은 김에 어깨에 메고

노루 튀듯 산을 내려 옵니다.

 

 집에 오자마자 톱질 몇 번에

얼렁뚱땅 장승이네 하고 만들었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아...

눈이 잘못 됐네요.

해서 기왕이면 웃는 모습으로

급히 수정을 합니다.

 

그리곤 솟대 옆에 세워봤지요.^&^ 

 

 

 

 

ㅎㅎㅎ 어떻습니까?

첫 장승 치고는 잘 만들었죠?

흠이라면 키가 작다는 거~~~~~~ㅋ

 

근데 세워놓고 보니

혼로 서 있는 모습이 영 아닙니다.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졸작일망정 하나 더 만들어 세워

짝을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