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사랑 딸에게

중편 [약속] 중에서

소설가 구경욱 2008. 12. 9. 23:53

소년이 소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느 화가가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 낭떠러지에 알몸을 한 채 밧줄을 붙잡고 매달려 있는 사내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그 사내가 붙잡고 있는 밧줄은 여러 가닥으로 되어 있었는데 오직 한 가닥만 남겨 놓고 모두 끊어진 위태로운 모습이었지. 그마저 언제 끊어질지 모를··· 그곳을 지나던 거지가 화가에게 물었데. 아슬아슬한 저 그림의 제목이 도데체 뭐냐고···”

“······?”

“화가는 대답 대신 오히려 거지에게 되물었어. 당신은 과연 무엇일 것 같으냐고··· 거지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러더래. 아마 절망이겠죠, 하고··· 화가는 엷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가로 저으며, 확신에 찬 어투로 그랬다는군. 이 그림의 제목은 희망입니다. 당신이 절망이라고 믿는 바로 저 끊어질 것 같은 한 가닥 밧줄이, 바로 우리들을 지탱해주는 희망입니다 라고 말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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