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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 들고 와도 충격 받지 않으려면.

소설가 구경욱 2010. 7. 26. 16:26

 

우승컵 들고 와도 충격 받지 않으려면.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미고사'란 말이 있습니다.

이미 부부의 연은 맺었으나 어떤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주지 못한

남편의 안타까운 심정을 단적으로 표현한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의 준말입니다.

 

헌데 지난 새벽,

2010 독일 U-20 여자월드컵 8강전을 뛰는

우리의 자랑스런 딸들을 지켜 보면서

적당히 떠올릴 말은

그저 '미고사'란 말밖엔 없었지요.

 

남아공 월드컵에 열광하며

16강 경우의 수를 따지던 모습을 떠올리자니

보통 미안한 일이 아닙니다.

 또 여자 축구에 눈길은커녕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해던 자신을 되돌아보니

어느새 홀로 훌쩍 커 세계의 벽을 허물고 있는

충격적인모습에 너무 미안하고

정말 고맙고 사랑스러워 아예 죽습니다.

 

그러니 어쩌지요?

우승컵 들고 와도 더 이상 충격 받지 않으려면

뭐 다른 방법이 또 있을까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가오는 29일 오후 10시에 펼쳐질 독일과의 4강전엔

우리의 상징 붉은 옷 다시 꺼내 입고

소쩍새 피울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기를 모아주는 수밖에~~~^&^

 

 

 ▼ 사진자료-대한축구협회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