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 최명규 선생님의 합죽선.
동트기 무섭게 흔히 짖던 까치조차
오늘따라 날지 않던 아침이었는데,
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오락가락하여
죄 많은 이 사람 가슴 철렁하게 하는 어수선한 날에
궂은 날씨따위 게의치 않고서
아주 귀한 손님이 한실 문인방을 찾으셨네요.
삼십 수 년을 이어온 흉허물 없는 인연인 터라
"어이, 경욱이~~~" 하고
이름 석자 그냥 옆집 똥개 부르 듯 아무렇게나 던지며 찾아도 되련만
꼭 '아우님' 그렇잖으면 '구선생' 하며
언제나 긴장의 끈 함부로 놓지 않으시는
바로 서예가이자 문인화가,
그리고 수필가이신 천산 최명규 선생님...^&^
여튼 아우님 보고파 찾았노라 하는
거꾸로 된 귀한 걸음도 몸 둘 바 모르겠는데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전해 줘야 될 게 있었노라며
붉은 매화 흐드러진 합죽선까지 내미십니다.
고운 임 향한 일편단심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내 좋은 임의 품에
포근히 안기고픈 우리네 마음을 그려놓은 것일까요?
강둑으로 드러누은
붉은 꽃 흐드러진 매화 한가지가 담긴 합죽선...
이미 오래 전에 선물 받았던
짙푸른 대나무숲에 가득한 바람도
여전히 향기로움 그칠 줄 모르는데...
이렇듯 귀한 작품 뜻하지 않게 선물로 받았으니
천년이 거듭되어 진품명품에 내가도
그윽한 묵향 절대 흩어지지 않도록 잘 표구해 놓고서
천산 최명규 선생님의 이름
더욱 빛나시기를 빌고 또 빌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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