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비망록 속으로

천산 최명규 선생님의 합죽선

소설가 구경욱 2010. 8. 14. 15:34

천산 최명규 선생님의 합죽선.

 

 

동트기 무섭게 흔히 짖던 까치조차

오늘따라 날지 않던 아침이었는데,

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오락가락하여

죄 많은 이 사람 가슴 철렁하게 하는 어수선한 날에

궂은 날씨따위 게의치 않고서

아주 귀한 손님이 한실 문인방을 찾으셨네요.

 

 

 

 

삼십 수 년을 이어온 흉허물 없는 인연인 터라

"어이, 경욱이~~~" 하고

이름 석자 그냥 옆집 똥개 부르 듯 아무렇게나 던지며 찾아도 되련만

꼭 '아우님' 그렇잖으면 '구선생' 하며

언제나 긴장의 끈 함부로 놓지 않으시는

바로 서예가이자 문인화가,

그리고 수필가이신 천산 최명규 선생님...^&^

 

 

여튼 아우님 보고파 찾았노라 하는

거꾸로 된 귀한 걸음도 몸 둘 바 모르겠는데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전해 줘야 될 게 있었노라며

붉은 매화 흐드러진 합죽선까지 내미십니다.

 

 

고운 임 향한 일편단심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내 좋은 임의 품에

포근히 안기고픈 우리네 마음을 그려놓은 것일까요?

강둑으로 드러누은

붉은 꽃 흐드러진 매화 한가지가 담긴 합죽선...

 

 

 

 

 

 

 

 

 

 

 이미 오래 전에 선물 받았던

짙푸른 대나무숲에 가득한 바람도

여전히 향기로움 그칠 줄 모르는데...

 

 

 이렇듯 귀한 작품 뜻하지 않게 선물로 받았으니

천년이 거듭되어 진품명품에 내가도

그윽한 묵향 절대 흩어지지 않도록 잘 표구해 놓고서

천산 최명규 선생님의 이름

더욱 빛나시기를 빌고 또 빌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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