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 구경욱 씨 2007년 3월
문학과 함께하는 영농생활
_충남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 구경욱 씨
흙과 함께하며 땀 흘려 열매를 얻고 소박한 농촌이야기를 글에 담는 삶. 한번쯤 해보고 싶은 생활이 아닐까. 충남 서천의 구경욱 씨는 방울토마토 재배를 하는 바쁜 와중에도 문학에 대한 꿈을 펼치고 있다. 아직 농사도 서툴러 부족한 게 많다지만 벅찬 농사일과 자신의 꿈을 병행하는 구 씨의 삶은 분명 자신의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는 듯했다.
건축업을 하다가 1985년 고향 서천으로 귀농한 구경욱 씨는 축산으로 농촌생활을 시작하여 1990년도에 들어서면서 시설원예 재배에 뛰어들게 되었다.
수박, 오이 등을 재배하고 대전시장과 가락시장으로 출하를 하면서 방울토마토의 시장성을 알게 되었고 방울토마토로 유명한 인근 부여군 세도의 선도농가를 견학하고 본격적으로 방울토마토 재배에 나서게 된 것이다.
■ 농촌의 삶을 글로 쓰고파
구경욱 씨의 하우스를 들어서자 큰 글씨로 ‘분노는 자신을 망치는 칼이며 편견은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다’라고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귀를 일터에 크게 적어놓고 언제나 되뇌며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또 한편에는 소설책을 비롯한 책들이 수북했다. 여느 농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농사일을 하며 농촌의 삶을 소재로 제공하여 작가로 하여금 농촌소설을 쓰게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직접 쓰고 있습니다.” 구 씨는 처음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귀농을 하고 농사를 시작했을 때 농협의 한 관계자가 자신이 직접 쓴 시집을 주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관심 없이 보관하다가 나중에 읽고 문학에 탐닉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이야기가 책으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마침내 ‘월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했고 제8회 웅진문학상에 ‘파적’이라는 작품이 당선작으로 뽑히기도 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구 씨는 책 한권 읽는데도 일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한 구절을 읽어도 생각이 많아진다는 그는 정말 글쟁이 같았다.
■ 농사일에는 철저한 농사꾼으로
1,300여 평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꼬꼬)를 재배하는 구 씨는 지난해 10월 상순에 정식하여 지난 2월 초에 첫 수확을 했다. 방울토마토의 시세가 좋은 3, 4월에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춘 작형을 택한 것이다. 연작피해를 줄이기 위한 토양관리로 5월 중순 쯤에는 갈아엎고 벼를 심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와 시세가 3, 4월이면 가장 안정적이어서 10월에 정식하는 작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간 계속 양적으로 수확하는 것보다 가격이 좋은 틈새를 공략해 소득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소득 증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 씨는 가락동 농산물시장으로 출하를 하고 있는데 서천지역의 방울토마토는 저장성이 뛰어나 상인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현재 5kg 한 상자가 1만 6,000원~1만 7,000원이지만 3, 4월이 되면 훨씬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구 씨의 포장에는 시들음병이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문학에 빠져 농사일에 조금 소홀했는지 바로 병해가 나타나 고생을 했습니다. 뿌리의 상태가 좋지 않아 부정근이 생기고 시들음 증세로 주위에서 포기하라고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분수호스에 발근제 계열의 약제를 투여해 공급하고 평균 9단에서 적심을 하여 영양상태를 증진시켰습니다. 지금은 윗부분에서는 시들음 증상이 양호해졌어요.”
구 씨는 또 매년 리도밀동골드 입제를 사용했는데 올해 그만 빠트리는 바람에 시들음병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고 분석했다. 구 씨는 경농의 리도밀동골드 입제와 톱신엠을 애용한다고 했다.
경농 대전지점의 김만호 박사는 구 씨에게 친환경 영양자재 제누스 사용을 권유했다. 두둑이 낮고 시들음 증상이 오면서 뿌리 능력이 약해진 것으로 판명하고 뿌리활력에 좋은 제누스를 하루빨리 적용해 발근 및 생육을 촉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농사는 기상, 병충해 등 변수가 많아 날이 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초기에 실패율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주위의 조언을 성실히 수행했기 때문이죠.”
구 씨는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농법을 시도하게 되고 자신만의 고집이 생겨 실패가 많아 질 수 있다고 했다. 그도 라이코펜 함량이 많은 쇠비름(오행초)을 이용해 토마토의 항암물질인 라이코펜 함량을 더 늘리려 하기도 했다. 또 한방액비를 제조하여 뿌려주기도 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각종 농법이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친환경적으로 수수하게 농사를 짓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구 씨는 내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그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먹는다는 생각을 언제나 명심하고 약제사용에 조심한다며 경농의 친환경자재에 관심을 나타냈다.
구경욱 씨는 앞으로 서천군의 지역특성을 살려 백제의 부흥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여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자료 수집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느라 자칫 농사에 소홀할 수도 있지만 그에게 있어 문학과 농사는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도전이자 즐거움이었다.
'[나의 이야기] > *비망록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화상 - 구경욱 (0) | 2009.01.11 |
---|---|
농민소설가 구경욱 (0) | 2008.09.11 |
햇살마루 토마토가 영글어 간다 (0) | 2008.08.29 |
3년 만에 다시 찾은 은곡리 (0) | 2008.08.29 |
농민소설가 구경욱의 귀농일기 (0) | 2008.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