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작품]/******* 좋은 詩

자운영 밭에서 / 박우신

소설가 구경욱 2009. 1. 27. 21:14

 

 

 

*** 자운영 밭에서 ***

 

 -시인 박우신-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운 빛깔로

 

연초록 어우러진 논두렁에 서면

 

저만큼 돌아오지 않는

 

오월의 하늘이여

 

 

그 날에

 

검정 고무신 벗어 들고 가만가만 밟아 보던

 

풀꽃의 보드라운 감촉 안에 눈매 고운 아이야

 

네 화사한 뺨처럼 보드라이 피어난 꽃을 보며

 

지금은 가고 없는 그 날들을 그리움이라 말하리라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운 날

 

단발머리 그 목에 걸어 주던

 

꽃목걸이는 시들었고

 

지금은 먼 하늘 아래 헤어져 있구나

 

 

초록빛 연분홍 꿈이 그리도 곱던

 

너와 나

 

사랑 이전의 애틋한 가슴이

 

지금은 빛 바랜 보고픔 되어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나는 자운영꽃 인차리에

 

머언 하늘만 바라보다가

 

꽃 한 송이 꺽지도 못하고

 

네 그리운 비인 가슴이 되고야 마는구나.

 

 

 

▼ 고 박우신 시인의 생전 모습


시인 박우신

 

-. 1949년 충남 서천 출생

-. 목수 시인

-. 1993년 첫시집 [자운영 밭에서] 출간

-. 1996년 제2시집 [기쁨보다 더 화려한 슬픔]

    제4회 동인지문학상 수상

-. 1998년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 1999년 8월 8일 자택 서재에서 급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