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운영 밭에서 ***
-시인 박우신-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운 빛깔로
연초록 어우러진 논두렁에 서면
저만큼 돌아오지 않는
오월의 하늘이여
그 날에
검정 고무신 벗어 들고 가만가만 밟아 보던
풀꽃의 보드라운 감촉 안에 눈매 고운 아이야
네 화사한 뺨처럼 보드라이 피어난 꽃을 보며
지금은 가고 없는 그 날들을 그리움이라 말하리라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운 날
단발머리 그 목에 걸어 주던
꽃목걸이는 시들었고
지금은 먼 하늘 아래 헤어져 있구나
초록빛 연분홍 꿈이 그리도 곱던
너와 나
사랑 이전의 애틋한 가슴이
지금은 빛 바랜 보고픔 되어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나는 자운영꽃 인차리에
머언 하늘만 바라보다가
꽃 한 송이 꺽지도 못하고
네 그리운 비인 가슴이 되고야 마는구나.
▼ 고 박우신 시인의 생전 모습
시인 박우신
-. 1949년 충남 서천 출생
-. 목수 시인
-. 1993년 첫시집 [자운영 밭에서] 출간
-. 1996년 제2시집 [기쁨보다 더 화려한 슬픔]
제4회 동인지문학상 수상
-. 1998년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 1999년 8월 8일 자택 서재에서 급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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