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줌의 모이라도...
연 3일째 눈발이 흩날리던 우리 한실
오늘은 잿빛 구름 사이 간간히 햇살이 내립니다.
머그컵에 채워진 커피 들고 있다가
창 밖에 비쳐진 아름다운 설경에 취해
털모자에 털장갑,
그것도 모자라 두터운 돕바에 모자 푹 눌러 쓰고
소류지 쪽 농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봅니다.
어잿밤 잠결에도
코가 시렵다고 느껴져 잔뜩 옹크리고,
또 이불은 아예 머릿끝까지 무릎쓰고 잤었지요
요 며칠 어지간히 춥긴 추웠나봅니다.
출렁이던 소류지가 꽁꽁 얼어붙었네요.
시베리아의 혹한을 피해
한실 소류지를 찾아온 청둥오리떼...
그 많던 녀석들 거지반 다 날아가고,
일부 몇 마리가 채 얼지 않은 소류지 한켠에서
비 맞은 개처럼 떨고 있네요.
겨울은 이렇듯 철새들에게도 잔혹합니다.
산에 눈이 쌓이니
고라니가 인가 근처까지 내려 왔네요.
어디로 가야 먹을 게 있을까?
잠시 망서린 흔적이 역력합니다.
농작물 짓밟고 다닐 땐 미워 죽겠더니
참 측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눈 녹은 양지끝에선
요 며칠 굶주렸을 노랑턱멧새며 박새가
풀씨라도 주워 먹을 요량으로
엄청 분주히 날아다니네요.
녀석들 열심히 부리를 놀려 보지만
소득은 별반 없어 보입니다.ㅠ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내일은 호주머니 가득
아니, 한줌의 모이라도 들고가서
배고픔에 떨고 있는 녀석들에게
뿌려주리라 생각했답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고요?
글쎄요...???
흥청거리기 쉬운 연말연시...
우리 주위에 어려운 이웃들 한 번 둘러 보고,
또 자선남비에 동전 한닢
기꺼운 마음으로 넣어 보자는
그런 얘기 하려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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