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가보자 / 구경욱
꽃이 피면 고운 임 오실까
냇둑에 길게 뻗은 매화가지
눈꽃처럼 소담스럽던 날
어지간히 가슴 설레었건만
끝내 날 찾아온 건
고운 임보다 가을이 먼저다.
애초 봄, 여름 그렇게 해찰부리며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내가 먼저 임 찾아
풍요로운 가을 길을 따라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인 것을.
그래, 가을 길은 자유다.
그래, 자유롭게 떠나 가보자.
목젖 짓누르는 일상과
밥그릇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끝도 모를 코스모스 길
가을 한가운데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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