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떠나 가보자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8. 31. 07:25



 



떠나 가보자 / 구경욱



꽃이 피면 고운 임 오실까

냇둑에 길게 뻗은 매화가지

눈꽃처럼 소담스럽던 날

어지간히 가슴 설레었건만

끝내 날 찾아온 건

고운 임보다 가을이 먼저다.


애초 봄, 여름 그렇게 해찰부리며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내가 먼저 임 찾아

풍요로운 가을 길을 따라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인 것을.


그래, 가을 길은 자유다.

그래, 자유롭게 떠나 가보자.

목젖 짓누르는 일상과

밥그릇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끝도 모를 코스모스 길

가을 한가운데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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