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곤파스' 흔적 치우기

소설가 구경욱 2010. 9. 5. 08:43

'곤파스' 흔적 치우기

 

모처럼 한가롭게 맞이한

9월 첫번째 주말...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아버지 얼굴 뵌지 꽤 됐다는 것이 죄스러워

박상굴에 있는 큰집을 찾았지요.

 

동네 어귀에 있는 은곡리 마을회관,

이제는 우리집과 같이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큰집을 가기 위해선 이곳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세상에...

회관 마당이 느티나무 낙엽으로

아주 개판이 돼 있습니다.

 

 

 

단풍이 들어 떨어지려면 멀었는데 

엇그제 지나간 태풍 '곤파스'의 짓이 분명합니다.ㅠㅠ

 

늘 부지런하기만 하시던 우리 한실 어르신들...

요 며칠, 태풍에 망가진 논이며 밭으로

벌 쐰 듯이 뛰어다니시느라

도무지 회관 마당 낙엽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으셨던 모양입니다.

 

어쩌겠습니까,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두 팔 걷어부치고 치우시던 어르신들의 모습 보며 자랐으니

이건 뭐 얘기 할 것 없이 내 차지지요.

 

빗자루 잡고서 대충 20여 분 정도

땀을 흘리고 나니

우리 한실의 얼굴인 마을회관이

언제 그런 일 있었느냐

환하게 웃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