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엔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추천 작품] > ******* 좋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마와 숙녀 / 박인환 (0) | 2013.02.26 |
---|---|
박두진 / 청산도 (0) | 2012.05.09 |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0) | 2010.07.04 |
[스크랩] 눈이 오시네 (0) | 2010.01.13 |
詩人 강전영 / 내 안에 나를 가둔 새는 날아가고 (0) | 2009.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