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시네/유한나
저것 저것이 무어야,
우리엄마 광목 이불 호청 한 폭이
푹 찢어지고
화르르르 눈발이 펑펑 휘 날리네
눈
첫눈이 오시잖아,
눈 속에서 한 사나이가
눈덩이 굴리며 커가던 머슴아가
눈 속에서 눈을 쓸며 늙어가네
허옇게 눈을 맞으며
모든 길 위에 눈아 쌓여라
갈 수 없는 길
못 가는 길
그래서 길이 아닌 길
길일 수 없는 길마다
모조리 사라지게 눈아 쌓여라
하얗게 까마득하게
평등한 세상이나 되어 보자
돈벌이 잃은 온 나라 백수
하얀 손들 위에도
눈아 축복으로 따뜻하게 내려 주시렴.
어느해 겨울 하시동 풍경
출처 : 하시동 연가
글쓴이 : 유한나 원글보기
메모 :
작가 유한나 프로필
충북 청주 출생.
서울 은천초교, 봉천여중, 창덕여고 졸업하고 국문학 전공.
시집 - 마리아와 꽃석류 / 직각의 이별 / 하시동 연가 외 다수
[월간사모]에 장편소설 [너의 후투티] 연재
[월간사모] 편집위원, [한솔 온 수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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