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자국 ***
-서천 문인방에서 구경욱-
벗이여.
밤사이 눈이 왔다네.
장엄하게 드러누운 산하가
상서로운 기운으로
가득히 채워져 있었지.
눈 위를 걸어보았어.
그냥 아무런 생각도 없이.
얼마쯤 왔을까.
문득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보았지.
지나쳐 온 길 위에
발자국이 또렷하게 남아 있더군.
어떤 곳은 총총히
어떤 때엔 뜸뜸이
세상 참 미련하게 살았던 모양이야.
내 눈엔 그것들이
곰 발자국으로 보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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