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죽어서도 지워지지 않을 당신

소설가 구경욱 2021. 6. 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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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서도 지워지지 않을 당신 / 구경욱 ***

 

 

 

 

 

푸르름 꺾인 갈참나무 사이
시리게 가슴 헤집는 바람길을 걸으면서도
당신 향한 속된 마음조차
고결하게 여기려는 것이
죽음이 세상 인연 갈라놓는 날에
천상의 죄지음으로 남을지라도
나는 결코 주저하지 않으렵니다.

체온이 채 식지 않은 호흡 사이
그토록 가까이 서 있으면서도
다정히 부를 수 없는 당신의 이름
성스럽게 가슴에 새기려는 것이
하늘이 서로를 갈라놓는 날에
천주의 노여움으로 다가올지라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으렵니다.

먼지보다 가볍게 지나쳐 온 시간들
처연한 몸부림으로 헤엄쳐 온 나날들
스스로에 대한 신뢰조차
여백 없이 메말라 버린 틈
순백한 하늘빛으로 메워 놓은 당신은
이미 나 죽어서도 지워지지 않을
사랑이 되버린 까닭입니다.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
    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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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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