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감사 기도를 올릴 거예요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10. 30. 07:24

 




감사 기도를 올릴 거예요 / 구경욱


이 가을 떠나보내는 날

나는 하이얀 눈 소복이 뿌려줄 하늘

경건히 우러러 보며

감사 기도를 올릴 거예요


메마른 내 삶의 이야기가

비록 이 가을 끝자락

햇살 고운 단풍나무 만큼

화려하게 눈에 띄지 않을지라도

사연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어찌 다채롭지 않은 세상 사는 얘기가

어디에 있을까요


이 가을 떠나보내는 날

나는 하이얀 눈 소복이 뿌려줄 하늘

경건히 우러러 보며

감사 기도를 올릴 거예요


고달픈 내 삶의 결과물들이

이 가을 남새밭 둑성이

탐스러운 홍시 주렁주렁 매단

감나무처럼 풍성하지 않을지라도

아무리 보잘것 없다한들

의미 없이 영글어가는 열매

세상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요


봄부터 무던히 몸부림 치며 굴러온

 장엄한 삶의 궤적 돌이켜 보면

애 쓴 것에 비해 거두어들인 것

너무 초라해 속상하거나

벼랑 끝 걷듯 현기증이 일지라도

여기까지 탈 없이 올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그러니 이 가을 떠나보내는 날

하이얀 눈 소복이 뿌려줄 하늘

경건히 우러러 보며

감사 기도를 올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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