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들의 논두렁 결투
나비를 쫒느라 바람을 쐬였더니
감기에 걸렸답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ㅠㅠ
해서 십여년 째 끌고 다니는
고철 덩어리 오토바이를 타고
지원리에 있는 보건진료소로 향합니다.
진료비에 일주일치 약값이 도합
900원이거든요.^&^
소류지 근처를 지나칠 때 입니다.
어라...???
개 눈엔 똥만 보인다고
그냥 주마간산으로 대충 훑어 보는 데도
물논에 원양이 가족이 보입니다.
참 한가로운
우리 한실 풍경입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합니다.
원앙이 수컷이 뭔가에 놀라
논 한켠을 바라보며 경계음을 냅니다.
어...??? 무슨 일이쥐~~~???
원앙이 시선을 쫒아
고개를 돌려 나무에 가려졌던 곳을 보니
이런... 장기 두 마리가
볕과 꽁지를 잔뜩 세운 채
까투리를 차지하기 위해
논두렁 결투를 벌이고 있네요.
에혀, 사랑이 뭐길래~~~ 원 ㅠㅠ
몇 차례 치고 받더니
한 마리가 이건 아니다싶었는지
돌연 싸움을 멈추고
36계 줄행낭을 칩니다.
우쒸~~ 쫌만 더 치고 받잖코서~~~
누가 뭐래두
구경 중에 쌈 구경, 불 구경이 최곤뎅~~~~~ ㅋㅋ
그런데 결과가 저의 예상을 빗나갔네요.
덩치가 작은 놈의 승리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역시 젊어야 힘을 쓰나 봅니다.
도망가는 녀석을 뻥~~하니 바라보던 놈이
돌연 녀석을 쫒아갑니다.
거, 참... 환장하겠네.
도망치는 놈이나
쫒아가는 녀석이나...
날개는 뒀다가 어떤 때 쓰려구...ㅠㅠ
이 모습 지켜보는
금슬 좋은 원앙이 부부는
도데체 왜 저런 일이 있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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