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꿩들의 논두렁 결투

소설가 구경욱 2009. 6. 10. 19:51

꿩들의 논두렁 결투

 

나비를 쫒느라 바람을 쐬였더니

감기에 걸렸답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ㅠㅠ

 

해서 십여년 째 끌고 다니는

고철 덩어리 오토바이를 타고

지원리에 있는 보건진료소로 향합니다.

 진료비에 일주일치 약값이 도합

900원이거든요.^&^

 

소류지 근처를 지나칠 때 입니다.

 

어라...???

개 눈엔 똥만 보인다고

그냥 주마간산으로 대충 훑어 보는 데도

물논에 원양이 가족이 보입니다.

 

 

참 한가로운

우리 한실 풍경입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합니다.

원앙이 수컷이 뭔가에 놀라

논 한켠을 바라보며 경계음을 냅니다.

 

어...??? 무슨 일이쥐~~~???

 

원앙이 시선을 쫒아

고개를 돌려 나무에 가려졌던 곳을 보니

이런... 장기 두 마리가

볕과 꽁지를 잔뜩 세운 채

까투리를 차지하기 위해

논두렁 결투를 벌이고 있네요.

 

에혀, 사랑이 뭐길래~~~ 원 ㅠㅠ

 

 

 

몇 차례 치고 받더니

한 마리가 이건 아니다싶었는지

돌연 싸움을 멈추고

36계 줄행낭을 칩니다.

 

 

 

우쒸~~ 쫌만 더 치고 받잖코서~~~

누가 뭐래두

구경 중에 쌈 구경, 불 구경이 최곤뎅~~~~~ ㅋㅋ

 

그런데 결과가 저의 예상을 빗나갔네요.

덩치가 작은 놈의 승리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역시 젊어야 힘을 쓰나 봅니다.

 

 

도망가는 녀석을 뻥~~하니 바라보던 놈이

돌연 녀석을 쫒아갑니다.

 

 

 

 

거, 참... 환장하겠네.

 

도망치는 놈이나

쫒아가는 녀석이나...

날개는 뒀다가 어떤 때 쓰려구...ㅠㅠ

 

 

이 모습 지켜보는

금슬 좋은 원앙이 부부는

도데체 왜 저런 일이 있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