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귀뚜라미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8. 11. 09:56


 




귀뚜라미 / 구경욱



섬돌 밑에 숨어있던 어둠

하와의 뱀처럼 기어 나올 때면

검은 옷자락 끝에 매달려 나와

기나긴 밤 지새우는

이슬 찬 밤의 외로운 길손

임 부르는 귀뚜라미 소리.


찬바람 겨우 난 계절이언만

여름내 열어두었던 창문에 커튼

오늘따라 초저녁부터

서둘러 닫고 내린 건

새벽 무렵에 느끼게 될

한기 때문만은 분명 아닐 게다.


아마도 창문 너머 귀뚜라미처럼

달빛 가득한 뜨락 서성이며

그립고 그리운 그대 이름

밤새도록 불러 보고픈 이 마음

애시에 조금이나마 달래보려는

처연한 몸부림이겠지.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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