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 구경욱
섬돌 밑에 숨어있던 어둠
하와의 뱀처럼 기어 나올 때면
검은 옷자락 끝에 매달려 나와
기나긴 밤 지새우는
이슬 찬 밤의 외로운 길손
임 부르는 귀뚜라미 소리.
찬바람 겨우 난 계절이언만
여름내 열어두었던 창문에 커튼
오늘따라 초저녁부터
서둘러 닫고 내린 건
새벽 무렵에 느끼게 될
한기 때문만은 분명 아닐 게다.
아마도 창문 너머 귀뚜라미처럼
달빛 가득한 뜨락 서성이며
그립고 그리운 그대 이름
밤새도록 불러 보고픈 이 마음
애시에 조금이나마 달래보려는
처연한 몸부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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