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 구경욱
개뿔이나
품위가 그렇게 지킨다고 지켜질까.
초저녁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달님 좀 봐라.
늘어진 나뭇가지 간신히 붙잡고
마른 풀잎 쥐어뜯으며
벼랑에 마빡 들이대고 기어올랐어도
저토록 도도하게 빛나지 않더냐.
제기랄
품격이 그렇게 높인다고 높아질까.
겨우내 개흙에 대가리 쳐박고 있던
연꽃 좀 봐라.
구차하게 시궁에 양분 얻어먹고
썩은 내 폴폴 나는 구정물
잔뜩 퍼마시고 컸어도
저토록 찬란하게 꽃 피우지 않더냐.
빌어먹을
굶어 뒈져가는 개새끼한테 던져줘도
거들떠보지 않는 걸 가지고
버려야할 때 버리지 못하고
내려 놔야할 때 내려놓지 못하면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거울에 비친 초라함 뿐이련만
우라질 똥고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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