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잊으라 하시기에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5. 16. 02:00




잊으라 하시기에 / 구경욱

 

잊으라 하시기에

눈물로 흠뻑 젖은 긴 망설임 끝에

그대 떠오르게 하는 것들

하나, 두우울...

차례차례 지워봅니다.

 

두 손 처음 마주잡던

벚꽃망울 수줍은 호숫가며,

그대 미소처럼 고운 햇살에

그리움 가득 흐르던

푸른 하늘부터 지웠고요.


그대 향기로운 숨소리

꿈결처럼 불어오던 풀빛 언덕에

자꾸만 새벽으로 가며

함께 보고파 해주던 달님 별님

다 지워봅니다.

 

헌데 어쩌면 좋아요.

그대 잊으려고

지우고, 지우고,  지웠더니

이 세상에

아무 것도 남지 않았으니.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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