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도 추억이다 / 구경욱
낙엽 진 황량한 거리로
멀어져가는 긴 실루엣이여,
이 가을이 떠나가면서
들려주게 될 옛 이야기 있거든
가만히 귀기울여 보세요.
아마도 그 이야기들은
이 생에 다시 오지 않을
또한, 다시 만들 수도 없을
이제는 서글픈 이야기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이야기일 테니까요.
총총총 멀어져가는
늘 내 마음 속에 있던 긴 실루엣이여!
기어이 가신다니 잘 가시어요, 잘가.
아름답던 날의
아름다운 나의 긴 실루엣이여.
허나 가을 이야기가 아무리 날 슬프게 해도
난 울지 않을 거예요.
허무와 상심으로 성긴 이 가슴에
마지막 남은 가을 햇살 가득 품으리니
이 아픔도 곧 추억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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