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슬퍼하는 자여!
- 한실문인방에서 구경욱-
보라, 슬퍼하는 자여!
더 이상 입술을 깨물어
비통해 하지 말고
고뇌와 좌절, 그리고 분노에 겨워
힘없이 떨궈진 고개를 들어
푸른 호흡을 가다듬고
새롭게 열리는 하늘을 보라.
보라, 슬퍼하는 자여!
그대는 잘 알고 있지 않던가
세상에서 가장 슬펐던 일과 기뻤던 일은
지금으로부터 이천년 전
갈보리 언덕에서 있었으니
불과 사흘간의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보라, 슬퍼하는 자여!
반목과 갈등, 그리고 화해는
일찍이 신께서 오직 인간에게만 선물한 것이니
지금처럼 우울하게 서성거리는
이 죽음의 언덕에서
부활의 새벽을 맞느냐 마느냐는
그대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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