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구경욱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악의 없는 실수마저
너그럽게 헤아리지 못하고
살갑게 넘겨줄 생각이 없다면.
무엇을 챙겨줌에 기쁘지 아니하고
보살핌에 서로 달가워하지 아니하며
그렇듯 조건 없는 도움
주고 받을 마음이 전혀 없다면.
또한 어느 것 한 가지인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없고
슬픔과 아픔
뜨겁게 나누고 위로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한 부모 슬하의
같은 피 함께 나눈
형제 자매라 할지라도
더 이상 가족이라 말할 수 없으리.
가족은 잘못을 빌기 전에 이미 용서하고
부탁하기 전에 먼저 배려하며
오직 신뢰와 사랑만이
존재의 이유인 까닭이다.
그러니 설령 남일지라도 그러하면
그 자격 충분하므로
평생 함께할 연을 맺으니
비로소 새 가족의 탄생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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